'5만전자'에 속 타들어가는 동학개미들…주가 반등 시점은?

입력 2022-06-20 16:20   수정 2022-06-20 16:38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서만 여섯 번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 초 7만8600원이던 주가는 순식간에 약 25% 급락했다. 지난해 1월 최고점과 비교하면 약 40% 미끌어진 상태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에 민감한 IT 수요도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 내던진 물량만 약 8조원어치에 달한다. ‘십만전자’에 대한 희망을 품고 같은 기간 약 14조원어치를 대거 사들인 동학개미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주가가 바닥에 가까워진 건 사실이지만, 거시 경제 상황이 최악을 내달리고 있는만큼 저점을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침체 역풍 맞은 삼성전자
20일 삼성전자는 1.84% 하락한 5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셌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내던진 6653억원어치 물량 중 삼성전자 비중은 약 38.9%에 달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49.0%)은 최근 6년여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미 중앙은행(Fed)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글로벌 각국이 강력한 긴축 기조로 선회한 영향이 컸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자 외국인은 서둘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서 발을 빼고 있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IT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휴대폰, 가전 부문은 이미 수요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약 6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둔화 여파로 중저가폰 수요가 예상보다 더 급감했다”며 “TV 판매량도 전분기 대비 약 14%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추정치 더 떨어질 것”
삼성전자는 2분기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5조2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5% 늘어난 수치다. 아직까지 서버용 반도체 부문 수요가 견조한 덕분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올 하반기와 내년으로 옮겨갔다. 잇따른 반도체 ‘오더컷(주문 축소)’ 소식은 올 하반기와 내년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일부 중국 클라우드 업체의 오더컷, 인텔의 데스크톱 1분기 중앙처리장치(CPU) 출하량 급감(전년 대비 30%) 소식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올초 전망과 달리 오히려 4분기 반도체 가격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최근 견조한 이익 전망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둘러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는 증권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60조7000억원에서 58조3000억원으로,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9조7000억원에서 40조8000억원으로 18% 낮췄다.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4조8930억원에 달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시 경제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에 대한 시장 신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실적 추정치 조정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닥 장담하긴 일러”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가 밸류에이션상 저점에 가깝지만 ‘진바닥’에 도달했다고는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1~1.2배 수준으로 저점에 가까워졌지만 미국 기준금리는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만큼 주가는 계속 압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5만2000~5만3000원까지도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위기 수준인 PBR 1.07배에 해당하는 주가다. 코스피 지수도 23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는 수준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주가는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0%가량 감소한다는 가정을 반영한 것이지만 글로벌 경기의 침체 수준에 따라 저점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유가 하락 시점과 맞물릴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둔화가 주가를 누르고 있는만큼 근본 원인이 해결돼야 한다는 전망이다. 인수합병(M&A)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글로벌 기술기업의 주가가 대부분 반토막이 난만큼 저가에 M&A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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